누구의 하루일까요.

누구의 하루일까요.
 <1888년, 노란방.나란히 놓인 두개의 의자가 고갱을 순수하게 기다린 그의 마음을 느끼게 합니다.>

 

호기심에 올라간 다락방,

노란 의자 두개와 노란 침대 하나....그리고 방 가득한 노란 햇살로도 모자라,

<1888.8월. 꽃병에 꽂힌 열네송이 해바라기>

이 방의 주인은 노란 해바라기 까지 가득 꼽아 놓았습니다.

하나 둘.....14송이의 해바라기.


바깥풍경도 온통 노란 밀밭 투성이....

하늘속 구름들이 바람따라 물결을 칩니다.

<우체부 조셉롤랑의 초상.1888.8>

그때 누군가가 올라 오는 소리, 우체부아저씨네요.

동생과의 편지를 전해주며, 방주인과 친분을 가지게 되었다는 아저씨.

가끔은 밤이 되면, 노천카페에서 압생트를 마시기도 한다는군요

<지누부인 1888>

맘씨 좋은 지누부인이 운영하는 카페는 참 따스한 분위기의 카페라네요.

누구의 이야기든 귀담아 들어주고, 무엇이든 소중하게 생각해 주는 지누부인.

<밤의 카페 테라스1888.9>

독한 압생트에 취해 밖으로 나와봅니다.

흥겨움이 밤하늘에 별들로 떠 있고,

고된 노동후, 그들의 휴식이 노란색 불빛아래 여유로워 보입니다.

아직도 많은 이들이, 이 곳에 모여 싼 술 한잔으로, 삶을 이야기 합니다.

그들이 마시는 건 싸구려 술에 불과하지만, 그들의 인생은 진실되기에 싸구려가 아니겠지요.


<별이 빛나는 밤.1889.6>

술에 취해 몸을 가누기 힘들땐, 잠시 밀밭에 누워 쉬어 가기도 한답니다.

그때 보는 밤하늘은, 어지럽기만 한 삶의 밝은 빛이 되어 줍니다.


<파이프를 물고 있는 자화상. 1889.1>
 
방으로 돌아와 거울 앞에 선 그,바로 이 사람이 이 노란 방의 주인...고흐랍니다.
 
그는 어떤 하루를 보냈을까요
그의 하루가 어떠했길래, 배경은 붉은 빛이 되고, 얼굴은 모래빛인체, 창백하고 마른 눈빛만을 보이고 있는걸까요.
더 이상, 자신을 이해시키기에 지쳐 버린 그는, 방금 세상을 향해 자신의 귀를 던져 버리고 온 길입니다.
 
 
이렇게 하루가 지나갑니다.
노란 방에서 일어나, 노란 해바라기와 밀밭을 그리며,
맘에 헛헛한 바람 불어와, 매번 우울하고, 매번 슬퍼지지만
그래도 다시 붓을 잡는건,
저 밤하늘의 별들....
그리고
그림
그리고 싶음 마음
그리고
자신을 이해해주는 단 한사람, 테오
그리고........................
내가 가진 것도, 내가 아는 것도, 내가 할 수 있는 것도 그림뿐이기 때문입니다.
 
 
 
여기 고흐가 테오에게 보낸 편지 한통이 있습니다.
고흐의 스케치~ 론강의 별이 빛나는 밤과 함께 이런 글을 썼습니다.
펜과 종이를 대할 때처럼 물감을 사용할 때도 부담이 없었으면 좋겠어.
색을 망칠가 싶어 두려워하다 보면 꼭 그림을 실패하기 때문이야.
내가 만약 부자였다면 지금보다 물감을 덜 썼을 것이란다.
지도에서 도시나 마을을 가리키는 검은 점을 보면 꿈을꾸게 되는 것처럼
별이 반짝이는 밤하늘은 늘 나를 꿈꾸게 한단다.
그럴 때 묻곤 하지 프랑스 지도 위에 표시된 검은 점에게 가듯
왜 창공에서 반짝이는 저 별에게 갈 수 없는 것일까
타라스콩이나 루앙에 가려면 기차를 타야 하는 것처럼
별까지 가기 위해서는 죽음을 맞이해야 한단다.
죽으면 기차를 탈 수 없듯 살아 있는 동안에는 별에 갈 수 없겠지.
늙어서 평화롭게 죽는다는 건 별까지 걸어간다는 것이란다.
 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1886년 6월 테오에게 보낸 편지중-
 
고흐를 좋아하는 이유는 뭘까요.
그가 전설이 되어서?
그의 지독한 운없는 삶?
자포니즘에 빠졌던 고흐를 편애한 일본인들이, 최고가의 경매기록들을 만들어 내서?
 
 
제게 그의 그림은 따스함입니다.
햇살보다 더 눈부신 따스함과.
햇살보다 더 뜨거운 순수함과
세상 그 어떤 노란색보다 최고로 아름다운 노란색을 쓸 줄 아는 그
그래서 그의 해바라기는 시들지 않고,
그의 밀밭은 언제나 금빛이며,
그의 별빛은 갈수록 더 크게 빛나는 것 아닐까요
 
늙어서 평화롭게 죽는 다는 건 별까지 걸어간다는 것이란다....란 그의 편지 글귀처럼
그가 평화롭게 가지 못한 것이 안타까울뿐.
그래도 지금 저 밤하늘 어딘가의 별에서, 또 다시 무엇인가를 그리고 있지 않을까요.
 
 
(위의 글은 그냥 고흐의 그림을 보며, 그의 하루를 생각해 본거랍니다.
누군가는 , 압생트란 독주의 위력에 고흐에게 황시증이 생겨
그리도 노란색을 썼다 하더군요.
고흐의 눈엔 온통 노란색만 실제로 보였다며..
또 혹자는 고흐의 정신분열이 , 세상이 빙글 빙글 도는 것처럼 느끼게 했다고도 하구요.
그의 그림세계를 가득 채운건, 그럼 정신분열과 황시증이었을까요.)


 

by 누리공 | 2007/06/05 01:14 | 줌마의 그림이야기 | 트랙백 | 덧글(0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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